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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글

껍질과 껍데기

by !)$@@!$ 2022.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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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문

   아래 문장에서 어떤 단어가 더 적당할까요.(정답은 제일 아래에 있습니다)

  • 국을 끓일 때 감자(껍질/껍데기)을/를 깎아서 넣으면 더욱 맛있다.
  • 책이 오래되어 책 (껍질/껍데기)이/가 모두 찢어졌다.

■설명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껍질'과 '껍데기'를 언어 관습에 따라 불편하지 않게 사용해오고는 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두 단어의 쓰임을 알고 사용했던 것이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두 개의 단어는 미세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하나의 단어만 쓰일 때 좋은 것이 있지만, 두 갱의 단어를 모두 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사전적인 의미로 '껍질'은 '딱딱하지 않은 물체의 겉을 싸고 있는 물질의 막'을 말하고, '껍데기'는 '달걀이나 조개 같은 것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1980년대 초반에 나왔던 노래 중에 윤형주의 <조개 껍질 묶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조개 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 불가에 마주 앉아 밤새 속삭이네'로 시작되는 가사입니다. 이 가사에 '껍질'이 맞냐, '껍데기'가 맞냐는 논쟁이 있던 적이 있었는데, 먼저 결론은 둘 다가 가능합니다.

 

   신동엽 시인이 1960년대에 발표한 <껍데기는 가라>는 시에서는 '껍데기는 가라/사월도 알맹이만 남기고/껍데기는 가라'로 시작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이 시에서는 군사독재 시대에 부정적인 것들(허위, 가식 등)을 '껍데기'로 상징하여 부정적 세력에 대한 저항들을 표현하였습니다. 이처럼 음악과 문학에 사용되는 껍질과 껍데기의 차이점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껍질과 껍데기

 

1. 생사(生死)에 따라 구분

 

   가장 일반적인 구분은 살았느냐, 죽었느냐로 구분할 때 생물은 '껍질'과 '껍데기'를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먼저 생물 중에서 '껍질'만 쓰는 것들은 모두 껍질이 얇고 무르면서 속에 있는 것과 딱 붙어 있다는 점입니다. 감자나 사과, 양파나 참외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껍질'은 구조나 기능면에서 속에 있는 것과 긴밀한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어서 전체 사물의 필수적 일부분이 되는 것입니다.

 

   반면 '껍데기'는 무생물의 경우에 사용하고, 속에 있는 것과 겉에 있는 것이 힘 있게 붙어 있지 않아서 쉽게 분리할 수 있습니다. 이불, 책 등이 그러하고, 치약 껍데기는 이질적인 내용물을 담고 있는 용기라는 점에서 특이합니다. 보통 '껍데기'에는 포장재나 용기를 뜻하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일단 속에 있는 것과 분리가 된 뒤거나 분리를 전제로 할 때는 '껍데기'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둘 다 사용이 가능한 것들

 

   '껍질'과 '껍데기' 모두가 사용 가능한 것들은 '귤, 계란, 조개, 호두, ∽' 등 모두 생물에 가능합니다. '껍질'은 외피가 얇고 무른 것에만 사용하고, '껍질'과 '껍데기'를 모두 사용하는 경우는 외피가 단단하고 대개는 두껍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생물의 경우, 속에 있는 것과 붙어 있을 때는 '껍질'이라고 하다가 분리된 뒤에는 '껍데기'라고 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껍데기'는 무생물에 쓰이고 재질이 단단하고 알맹이와 긴밀한 관계가 없어서 쉽게 분리가 가능한 것에 사용합니다. '껍질'은 거의 무생물에만 사용하며, 재질이 무르고 속과 긴밀한 관계로 밀착해 있어서 분리가 쉽지 않은 것에 사용하면 됩니다.

 

<정답>껍질, 껍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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