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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재덕(才德)을 겸비한 인재가 필요

by !)$@@!$ 2023.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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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와 재능

   중국 검주라는 지역에는 당나귀가 없었는데, 마을의 한 호사가가 당나귀를 배로 실어와 산에 풀어놓았습니다. 생전 당나귀를 본 적이 없는 산속의 호랑이가 처음에는 당나귀의 덩치와 우는 소리에 기가 눌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두려움도 잠시 가까이 다가가 당나귀가 성내어 발길질하는 모습을 보니, 별로 대수롭지 않은 존재임을 눈치챈 호랑이는 결국 잡아먹고 맙니다.

 

   한편 송나라의 한소는 예부상서와 태학사에 이를 정도로 문장과 글씨, 거문고와 바둑 등 다방면에 재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잔재주는 많았지만 아주 특별히 잘하는 재능이라고 할 수는 없었기에, 한 신하는 한소의 재주가 터진 버선을 꿰매는 실과 같다며 그의 재주를 기롱하였습니다. 위 이야기들은 보잘것없는 재주를 지녔거나 뛰어난 재능이 없음을 비유한 것으로, 각각 ≪유하동집≫과 ≪북몽쇄언≫에서 전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보통 재주와 재능을 비슷한 의미로 사용하지만, 굳이 구분하자면 재능(才能)은 재주[才]에다가 능력[能]이 포함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능력치가 추가되었으니, 재주보다 재능이 상위개념이라고 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조그맣고 얄팍한 잔재주를 재능으로 오해하는 속인(俗人)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삿된 재주가 마치 커다란 능력이라도 되는 것처럼 착각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합니다. 껍데기로 포장된 현학적 욕망에만 사로잡혀서 남에게 노출(?)하고자 안달이 난 모양새는 덤이 됩니다. 이들은 조는 것처럼 서 있는 매와 병든 것처럼 걷는 호랑이의 걸음걸이가 그 재능을 드러내지 않기 위함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재능

 

■재덕을 갖춘 인재가 필요

   재능을 갖춘 인재의 완성은 덕행(德行)의 실천입니다. 이것은 바르고 곧은 상태로 치우침이 없는 '중화(中和)'의 정신을 말하며, 다시 말하면 참된 인성의 실천입니다. 인재를 인성과 재능의 합성어로 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현대에는 인재를 평가하고 등용하는 기준이 오직 재능과 배경으로만 판가름하며, 안타깝게도 덕행은 평가 항목에서 간과해버리는 실정입니다. 재능과 덕행이 수레의 두 바퀴처럼 나란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은 것입니다.

 

   사마광은 재덕의 겸비는 성인(聖人)만이 가능하고, 재덕이 없으면 우인(愚人)에 해당한다고 하였습니다. 극단의 이 둘을 얻을 수 없다면, 차라리 재능이 덕보다 나은 소인(小人)보다는 재능보다 덕이 앞서는 군자(君子)가 낫다는 것입니다. 군자는 재능을 가지고 선을 행하지만, 소인은 재능을 가지고 악을 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능만을 앞세운 지백(智伯)이나 재주는 많지만 덕은 부족했던 난신적자(亂臣賊子)들의 불운한 말로를 거울삼아야 할 것입니다.

 

   현대사회는 재덕을 겸비한 인재만이 살아남는 시대입니다. 사회적 요구와 변화된 환경을 발빠르게 읽어내고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인재로 생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미래사회가 원하는 인재상은 자신만의 특별한 재능에다가 착하고 어진 행실의 덕행을 덧입혀서 남과는 다른 특화(特化)된 방식으로 자신의 인성을 디자인하면 됩니다. 올해는 검은  토끼의 기운을 받아서 '재덕겸전(才德兼全)'의 백마 탄 초인들이 나타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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