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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진화, <춘만>

by !)$@@!$ 2022.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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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늦은 봄날(진화)

 

비 내린 뒤 정원에는 이끼가 가득하고

인적 없는 사립문은 한낮에도 닫혀 있네

파란 섬돌에 떨어진 꽃잎들 한 치나 쌓였는데

봄바람이 쓸어갔다 쓸어왔다 하는구나

 

■원문

春晩(춘만), 陳澕(진화)

 

雨餘庭院簇苺苔(우여정원족매태)

人靜雙扉晝不開(인정쌍비주불개)

碧砌落花深一寸(벽체낙화심일촌)

東風吹去又吹來(동풍취거우취래)

 

■글자풀이

  • 簇: 모이다
  • 苺苔: 이끼
  • 扉: 사립문
  • 碧: 푸르다
  • 砌: 섬돌

 

비 내린 정원

 

■감상

   진화(?-?)는 고려시대 문인으로, 자는 대경(大景), 호는 매호(梅湖)입니다. 정확한 출생 시기는 알 수 없으나 <매호공소전(梅湖公小傳)>에 의하면 1200년에 아직 혼인을 안 했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보아 대략 1180년경에 태어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정중부의 난 때 문신을 보호해 주었던 판병부사 진준의 손자이자, 진광수의 아들이기도 합니다.

 

   신종(神宗) 때 과거에 급제하여 서장관으로 금나라에 다녀왔으며, 시(詩)와 사(詞)가 유명해서 이규보와 더불어 당대에 이름을 떨쳤습니다. 현재 59수의 시가 전해지며, 그중에서도 무신의 난 이후의 피폐한 농촌 현실을 실감나게 묘사한 <도원가(桃源歌)>라는 작품이 특히 유명합니다.

 

   이 시는 늦은 봄날의 한적한 정취가 잘 느껴지는 칠언절구의 작품입니다. 비 온 뒤의 정원에는 이끼만 가득하고, 한낮에도 인적이 고요하여 사립문은 오랫동안 닫혀만 있습니다. 3,4구에서는 파란 섬돌 위에 한 치나 쌓인 수많은 꽃잎들은 봄바람에 쓸려서 왔다 갔다만 하고 있다면서 시인의 재치가 돋보이기도 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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