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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이상은, <무제>

by !)$@@!$ 2022.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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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무제(이상은)

 

만나기도 어렵지만 헤어지긴 더 어려워

시들어 지는 꽃을 봄바람인들 어이하겠는가

봄 누에는 죽을 때까지 실을 뽑고

초는 재가 되어야 눈물 비로소 마르리

새벽에 거울 보면서 오직 구름 같은 머리 세는 것 근심하며

잠 못 이뤄 시 읊는 밤에 응당 달빛은 차리

봉래산은 여기서 멀지 않으니

파랑새야, 살며시 나를 위해 찾아봐 주려무나

 

■원문

無題(무제), 李商隱(이상은)

 

相見時難別亦難(상견시난별역난)

東風無力百花殘(동풍무력백화잔)

春蠶到死絲方盡(춘잠도사사방진)

蠟炬成灰淚始乾(납거성회누시간)

曉鏡但愁雲鬢改(효경단수운빈개)

夜吟應覺月光寒(야음응각월광한)

蓬萊此去無多路(봉래차거무다로)

靑鳥殷勤爲探看(청조은근위탐간)

 

■글자풀이

  • 難: 어렵다
  • 殘: 시들다
  • 春蠶: 봄누에
  • 絲: 실
  • 蠟炬: 촛불
  • 灰: 재
  • 乾: 마르다
  • 曉: 새벽
  • 雲鬢改: 구름 같은 검은 머리털이 변하다
  • 蓬萊: 봉래산, 여기서는 시인이 애인을 선녀에 견주어 그가 사는 곳을 미화
  • 多路: 먼 길
  • 靑鳥: 신화에 나오는 삼족조(三足鳥)로 서왕모의 소식을 전해주었다고 함, 후세에는 남녀 간의 소식을 전해주는 심부름꾼의 대용어로 쓰임
  • 殷懃: 살며시

파랑새

 

■감상

   이상은(812-858)의 자는 의산(義山)이고, 호는 옥계생(玉谿生)이며, 중국 회주(懷州) 사람입니다. 우미(優美)하며, 낭만주의적 색채의 시들을 많이 썼고, 당시(唐詩)는 두보에게 배웠고, 이하(李賀)의 상징적 기법도 많이 활용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중국에서도 애정시의 별미로 꼽히는 작품입니다.

 

   이 시는 임과의 이별, 그리고 그로 인한 그리움의 정을 노래한 칠언율시의 애정시입니다. 견디기 어려운 이별의 한과 영원히 바래지 않는 추억, 그러면서도 다시 만날 기약도 없어서 느껴야 하는 시인의 애상감(哀傷感)이 절실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인지 그저 '제목이 없다'라고 제목을 달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만남보다 헤어짐이 더 어렵고, 봄바람이 꽃을 피게는 하지만 백화(百花)가 지는 것을 막지는 못하듯이 우리 이별 또한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누에가 죽어야 실이 끊어지듯 이 몸도 당신에 대한 사랑을 그치지 않을 것이고, 촛물로 자신의 슬픔을 비유해놓고 있습니다. 새벽에 거울을 보며 검은 머리는 새어가고 잠 못 이루는 밤에 달빛은 더욱 차갑게만 느껴집니다. 마지막 미련에서는 임을 만나지 못하는 화자의 심정을 선계(仙界)의 심부름꾼인 파랑새에게 자신의 애타는 사랑을 대신 전해 달라는 모습에서 시인의 간절한 소망이 더욱 슬프게만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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