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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글

끝과 마지막

by !)$@@!$ 2022.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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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문

아래 문장에서 어떤 단어가 적당할까요.(정답은 제일 아래에 있습니다.)

  • 이 세상의 (끝/마지막)은 어디일까?
  • 어제 노래방에서 (끝/마지막) 노래는 BTS 노래였다.

 

■'끝'은 과정의 종점

   '유시자, 필유종(有始者, 必有終)'이라는 말처럼 '처음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나 마지막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때 '처음'의 상대어가 '끝'과 '마지막'이 모두 가능합니다. 우리는 별 의미 없이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는 두 단어의 결정적인 차이점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끝'은 한 덩어리로 된 사물의 가장자리 또는 계속되던 것이 더 이상 계속되지 않는 곳이나 때를 말하고, 보통 '손 끝', '하늘 끝', '연필 끝'처럼 공간이나 사물에 주로 쓰입니다. 계속되던 것, 쭉 이어지는 과정에 놓여 있던 것이라는 전제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계속되거나 이어지지 않는 것이어야 온전하고 완결되었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에 '끝'은 바로 어떤 사물이 완성된 지점을 말하는 것입니다. '성적이 끝에서 맴돈다'라는 말은 성적을 1등부터 꼴찌까지 연속적인 것으로 판단한 것에서 나온 말입니다.

 

   또한 '끝'이 과정이나 관계를 함축한 말들과 어울리면 계속 이어져오던 흐름이 멈추고 과정이 중단되거나 관계가 끊어졌다는 의미가 됩니다. '봄의 끝이라기보다 여름의 시작', '소설의 끝부분' 등은 봄이나 소설의 종결이나 완성을 가리키고, '당신과의 만남도 이걸로 끝이에요'에서의 '끝'은 관계의 중단이나 단절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끝과 마지막

 

■'마지막'은 여럿 중 최후의 것

   '마지막'은 여럿 또는 여러 번 가운데 맨 나중에 있는 것을 가리킵니다. 보통은 '마지막 날', '마지막 순간', '마지막 기차' 등 되풀이되는 시간이나 순서에 사용합니다. 똑같은 것이나 비슷한 것의 반복이라는 전제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과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개수나 횟수가 반복되는 다수 중 제일 나중 것을 의미하므로, '끝없는 방황'처럼 '끝'이 없는 것은 있을 수 있어도 '마지막'이 없는 것은 힘들다는 것입니다. 오헨리의 작품인 <마지막 잎새>는 나무에 매달린 나뭇잎 중 맨 나중에 해당하는 잎으로, '인생의 마지막'이나 '마지막 인생'이 아니라 '인생의 끝'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라디오 방송에서도 그날 준비한 최후의 곡을 '끝 곡'이 아니라 '마지막 곡'이라고 하는 편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끝'과 '마지막'의 상대어는 모두 '처음'인데, 이들이 수식어로 쓰일 때는 '처음-끝', '첫-마지막'의 관계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라디오 방송에서도 '첫 곡-마지막 곳'이 정확한 표현이 되는 것이죠.

 

   정리하면 '끝'은 한 사물의 가장자리를 말하며, 과정의 종점이라는 뜻입니다. '마지막'은 종류가 같은 여러 사물 가운데 최후의 것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구분을 하면 우리의 언어생활이 조금은 편하게 될 것입니다.

 

<정답>끝,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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