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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글

가족과 식구

by !)$@@!$ 2022.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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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문과 설명

   아래 문장에서 어떤 단어가 적당할까요.(정답은 제일 아래에 있습니다.)

  • 우리 회사는 모든 직원을 한 (가족/식구)처럼 여긴다.
  • 유년 시절 비좁은 방에서 아홉 (가족이/식구가) 생활했다.

 

   가족의 소중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집단으로, 영원한 아군들의 보금자리일 것입니다. 우리가 좀 더 건강한 가족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배려심이 있어야 하고, 적극적인 감정표현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가족'과 '식구'를 크게 구별하지 않고 편안하게 사용합니다. 그렇지만 한자어를 분석해보면, '한 집에 속한 무리'가 '가족(家族)'이고, '함께 밥을 먹는 사람'이 '식구(食口)'라고 되어 있어서 약간의 차이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일단 두 단어는 모두 의식주 생활을 영위하는 '집'이라는 공간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족'은 같은 공간에 있지 않아도 무방하고, '식구'는 같은 공간이 전제가 됩니다. 하숙생이나 잠시 머무는 손님도 '식구'는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980년대 남북으로 헤어진 이산가족 상봉 장면이 연일 매스컴에 보도되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때도 몇십 년 동안 생사도 모르고 흩어져 살아왔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가족'이라고 합니다. 뜻하지 않게 헤어진 한 가족의 구성원이고, 한데 뭉쳐 그룹을 이루는 '가족'만이 흩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

 

   1. '가족'은 집단, '식구'는 개인

   '식구'는 한 집안(공간) 안에서 함께 끼니를 먹으며 같이 사는 사람들이라서 한 사람의 '입', 다시 말하면 개인이라는 의미가 강합니다. 어떤 집단에서 한 개인을 받아들일 때 "이제 홍길동이 우리 가족이 되었다"와 "이제 홍길동이 새 식구가 되었다"의 의미는 다릅니다. 전자는 집단적 결속력을 강조하고, 후자는 당사자 개인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입니다. 즉, '가족'은 집단, '식구'는 개인으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2. '가족'은 조직의 개념

   '가족'은 조직의 개념이 강합니다. '가족법', '가족관계', '가족해체'는 있어도 '식구법', '식구 관계', '식구 해체'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가족을 사회 구성의 기본적인 요소로 여기는 이유는 가족이 생산(노동)과 재생산(출산과 육아)을 담당하는 경제단위가 되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이 계열사를 '가족'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이해관계나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식구'라는 표현보다는 '가족'으로 표현하는 이유입니다.

 

   참고로 '가정'이라는 말은 한 장소에 모여 사는 가족 구성원의 의미로, 가족이 살아가는 터전이라는 의미가 강합니다. '가정환경', '가정교육' 등은 가족이 놓인 어떤 환경의 울타리를 상징합니다. 그리고 '가족'이나 '가정'의 위기를 표현할 때는 '가족'은 해체되었고, '가정'은 피폐해졌다거나 흔들린다고 하는 표현이 자연스럽습니다.

 

   3. 반려동물은 가족? 식구?

   이제는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자신의 애완동물을 상속자로 지정해서 해외 토픽으로 소개된 적도 있는데, 그렇다면 'family'로 인정을 받은 이들은 가족일까요, 식구일까요. "새로 산 강아지가 우리 가족이 되었다"라는 문장에서 '식구'보다는 '가족'이 좀 더 자연스러운 느낌이 날 것입니다. 강아지에게 재산은 물려줄 수 있어도 한 상에서 같이 밥을 먹겠다는 발상은 하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가족'은 가족 성원의 집합으로, 혼인관계나 혈연을 중심으로 한 결속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식구'는 가족 성원의 개개인을 말하며, 공동체 생활을 영위한다는 정서가 중심입니다. 그래서 전자는 사회적, 공식적인 언어이고, 후자는 정감이 있는 일상적인 말이 되는 것입니다.

 

<정답>가족, 식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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