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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박인량, <오자서묘>

by !)$@@!$ 2022.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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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오자서 사당(박인량)

 

눈을 빼 동문에 걸었어도 분이 아직 삭지 않아

푸른 강 천고에 파도를 일으키네

지금 사람들 선현의 뜻을 모르니

다만 조수의 높이가 몇 자인가를 묻네

 

■원문

伍子胥廟(오자서묘), 朴寅亮(박인량)

 

掛眼東門憤未消(괘안동문분미소)

碧江千古起波濤(벽강천고기파도)

今人不識前賢志(금인불식전현지)

但問潮頭幾尺高(단문조두기척고)

 

■글자풀이

  • 廟: 사당
  • 掛眼: 눈알을 뽑아 걸다
  • 憤: 분하다
  • 消: 사라지다
  • 前賢: 예전의 어진 사람, 여기서는 오자서를 말함
  • 潮: 조수
  • 幾: 몇

 

파도

 

■감상

   박인량(?-1096)은 자는 대천(代天), 호는 소화(小華)이고, 평주 사람이라고 합니다. 고려 문종 때 과거에 급제하였고, 문장이 맑고 고상하여 송나라와 요나라에 보내는 외교문서는 모두 박인량이 초안을 작성할 정도로 문장이 뛰어났습니다. 시호는 문열(文烈)이고, 저서로는 ≪고금록≫이 있습니다.

 

   시인은 중국에 사신으로 갔다가 절강에 있던 오자서 사당을 들르게 됩니다. 오자서는 춘추시대 오나라의 재상이었는데, 그의 사당을 보고 거기에서 느낀 감회를 읊은 회고시입니다. 이 시의 저작 동기에 관해 최자의 ≪보한집≫(상권)에는 "박인량이 절강에 이르렀을 때, 파도가 크게 일어났는데 강변에 오자서의 사당이 있는 것을 보고 이 시를 지어 조문하였다.~조금 있다가 바람이 걷히어 배가 잘 건너갈 수 있었다"라고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 시는 천지 귀신을 감동시키는 것이 이와 같았다"라고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모함을 받고 죽은 오자서의 분노는 천고가 지난 지금에도 파도가 되어 물결을 일으키고, 요즘 사람들은 오자서의 마음을 알지 못한 채 조수를 보고 파고가 몇 자인지 묻기만 합니다. 화자의 분노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파도에 비유하여 나타낸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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