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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두보, <강촌>

by !)$@@!$ 2022.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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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강마을(두보)

 

맑은 강 한 굽이 마을을 안고 흐르는데

긴 여름 강 마을에는 만사가 한가롭네

절로 갔다 절로 오는 것은 들보 위의 제비요

서로 친하고 서로 가까이하는 것은 물 위의 갈매기로네

늙은 아내는 종이에 줄을 그어 바둑판을 만들고

어린 아들은 바늘을 두들겨 낚시 바늘을 만드노라

병약한 몸에 필요한 것이라곤 그저 약물 뿐

하찮은 이내 몸이 이 밖에 또 무엇을 바라리오

 

■원문

江村(강촌), 杜甫(두보)

 

淸江一曲抱村流(청각일곡포촌류)

長夏江村事事幽(장하강촌사사유)

自去自來梁上燕(자거자래양상연)

相親相近水中鷗(상친상근수중구)

老妻畵紙爲棋局(노처화지위기국)

稚子敲針作釣鉤(치자고침작조구)

多病所須唯藥物(다병소수유약물)

微軀此外更何求(미구차외갱하구)

 

■글자풀이

  • 曲; 굽이
  • 抱: 안다
  • 梁: 대들보
  • 燕: 제비
  • 鷗: 갈매기
  • 棋局: 바둑판
  • 釣鉤: 낚시 바늘
  • 微軀: 하찮은 몸
  • 更: 다시

 

강마을

 

■감상

   두보(712-770)는 중국 성당(盛唐) 때 활동했던 시인이며, 자는 자미(子美)입니다. 중국 최고의 시인으로서 시성(詩聖)이라 불렸으며, 이백(李白)과 함께 이두(李杜)라고 병칭되기도 하였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시를 잘 지었으나 과거에는 급제하지 못하고 각지를 방랑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교유하였습니다. 이러한 행적은 그의 시가 사회 부정에 대한 격렬한 분노와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 표출되기도 하였습니다.

 

   이 시는 두보가 49세에 성도(成都)에 정착해 살 때 지은 칠언율시의 한시입니다. 이 시기에 두보는 가족과 함께 안정적인 삶을 살며, 주로 전란으로 인한 아픔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했던 그의 시세계와 비교해보면 그의 인생 전체로 보았을 때 가장 평온한 시간을 보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수련과 함련에서는 강촌의 여름날 한가롭고 정겨운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그려져 있습니다.

 

   맑은 강이 마을을 안아 흐르고 제비와 갈매기가 한가롭게 나는 모습을 통해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습니다. 전반부의 선경(先景)을 이어받아 집안에서는 아내가 종이에다 바둑판을 그리고 아들은 고기를 잡을 낚시를 만들고 있습니다. 마지막 미련에서는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병을 다스릴 약만 있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면서 안분지족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연의 한가한 모습과 인간의 소박한 생활이 짝을 이루면서 현재의 삶에 대한 화자의 만족감이 잘 나타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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