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28 새해, 벽(癖)에 미친 사람이 되자 ■살리고 싶은 버릇 2023년 검은 토끼의 해가 본격적으로 밝았습니다. 60간지에서 40번째에 해당하는 '계묘(癸卯)'년으로, 토끼는 예로부터 우리 인간과 함께 하며 귀엽고 순하며 영리한 동물로 알려져 왔습니다. 더구나 다산과 장수, 평화와 번영을 상징한다고 해서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떠오르는 일출을 보며 하루하루를 힘차게 시작하자고 굳은 약속을 하지만, 취업준비생들의 마음은 여전히 먹구름에 가려 암담하기만 합니다. 매년 청년실업률은 최고점을 찍고 있으며, 취업을 준비하는 준비생들도 해마다 증가하고만 있는 현실입니다. 대졸 출신의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族)이 갈수록 증가하여 몇 년 전에는 OECD 국가 중에서 3위.. 2023. 1. 18. 재덕(才德)을 겸비한 인재가 필요 ■재주와 재능 중국 검주라는 지역에는 당나귀가 없었는데, 마을의 한 호사가가 당나귀를 배로 실어와 산에 풀어놓았습니다. 생전 당나귀를 본 적이 없는 산속의 호랑이가 처음에는 당나귀의 덩치와 우는 소리에 기가 눌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두려움도 잠시 가까이 다가가 당나귀가 성내어 발길질하는 모습을 보니, 별로 대수롭지 않은 존재임을 눈치챈 호랑이는 결국 잡아먹고 맙니다. 한편 송나라의 한소는 예부상서와 태학사에 이를 정도로 문장과 글씨, 거문고와 바둑 등 다방면에 재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잔재주는 많았지만 아주 특별히 잘하는 재능이라고 할 수는 없었기에, 한 신하는 한소의 재주가 터진 버선을 꿰매는 실과 같다며 그의 재주를 기롱하였습니다. 위 이야기들은 보잘것없는 재주를 지녔거나 뛰어난 재능이 없음을 비.. 2023. 1. 17. 지자(智者)가 필요한 사회 ■'아는 척'과 '아는 것' 조선시대에 어떤 사람이 그림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도화서(圖畵署)의 관원인 별제(別提)를 되고 싶어하였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림을 잘 그린다고 허풍을 쳤고, 그림에 대한 전문가라면서 도화서 제조(提調)를 직접 찾아갔습니다. 제조는 그를 시험해보고자 병풍 그림 하나를 보여주었는데, 그것은 바로 겸재 정선의 였습니다. 어떤 그림인지 알 리 없는 그는 다만 "훌륭하다!"만 연발하였는데, 그의 반응에 제조는 진정으로 그림을 잘 아는 자라고 생각하여 별제의 벼슬을 주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이를 알아챈 그는 마지막으로 그림 속 폭포를 가리키면서 "이 명주 천을 빨아 햇볕에 말리는 모양은 더욱 기기묘묘해서 뛰어나군요!"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순간 제조는 어이가 없.. 2022. 12. 31. 동지, 팥의 고마움 ■풍이와 팥죽 후한 광무제 때의 장수 풍이(馮異)는 영천 부성 사람입니다. 사람됨이 늘 겸손하여 전쟁의 공을 가릴 때는 홀로 큰 나무에서 쉬면서 자신의 공로를 자랑하지 않았기에, 사람들은 그를 대수장군(大樹將軍)이라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광무제는 왕위에 오르기 전 무루정에서 전쟁을 치를 때 추운 날씨와 허기로 인해 지쳐 있었습니다. 그때 장군 풍이가 팥죽을 만들어 와서 광무제와 병사의 배고픔을 면하게 해 주었습니다. 또한 호타하 강에서 도강(渡江)의 어려움에 처했을 때도 풍이는 보리밥으로 다시 광무제의 허기를 달래주었습니다. 후일 전쟁에 승리하여 왕위에 오른 광무제는 무루정의 팥죽과 호타하의 보리밥을 잊지 못하며 풍이에게 큰 상을 내립니다. 이 글은 ≪후한서≫, 에 전하는 이야기로, 어려움에 처했던 지난.. 2022. 12. 31. 이전 1 2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