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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산에 살다(이인로)
봄이 지났어도 여전히 꽃이 있고
하늘이 맑아도 골짜기는 그늘졌네
밤에 우는 두견새가 대낮에도 울어대니
비로소 내 사는 집이 깊은 줄을 알겠네
■원문
山居(산거), 李仁老(이인로)
春去花猶在(춘거화유재)
天晴谷自陰(천청곡자음)
杜鵑啼白晝(두견제백주)
始覺卜居深(시각복거심)
■글자풀이
- 猶: 아직도, 여전히
- 晴: 맑다, 개다
- 陰: 그늘이 지다
- 杜鵑: 두견새
- 啼: 울다
- 卜居: 살만한 곳을 정함
■감상
이인로(1152-1220)는 고려 중기의 문신으로, 죽림고회의 한 사람입니다. 한유와 소동파의 시문학을 좋아하였고, 최초의 시화집인 ≪파한집≫을 저술하여 한국문학사에 본격적인 비평 문학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5언 절구의 이 시는 깊은 산속의 그윽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작가가 경상도 미숭산(美崇山)이라는 곳에 갔다고, 그곳에 있던 반룡사에 들러서 지은 시로, 깊은 산속의 풍경을 보며 자연에 묻혀서 살고 싶어하는 시인의 마음을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전체적으로 화자가 살고 있는 집이 얼마나 깊은 산속인지를 1~3행까지 잘 묘사해주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얼마나 깊은 산속인지를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밤인 줄 알고 착각하여 우는 두견새의 울음을 듣고서야 실감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시각과 청각이 어우러진 멋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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