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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인성

인성과 인성교육, 그리고 헬퍼스하이

by !)$@@!$ 2022.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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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적 자극을 통해 행동하는 인재를 위한 인성과 인성교육

■고전은...

   중국 송나라 때 불교 서적인 ≪벽암록≫에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습니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인데, 병아리가 안에서 쪼는 것을 '줄'이라 하고, 어미가 밖에서 알을 깨는 것을 '탁'이라고 합니다. 이는 병아리가 세상에 잘 나올 수 있도록 어미도 힘을 보태는 것을 말합니다.

 

   또는 이상적인 사제지간을 비유하는 표현인데, '병아리-어미'는 '학생-선생'의 관계에 해당합니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재능이나 본성이 잘 발현될 수 있도록 선생은 자극을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자는 사람은 누구나 인(仁)한 본성을 지니고 있고, 인(仁) 사상은 모든 사람이 지향해야 할 행동의 방향을 정의한다고 말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존재가치로서 인한 본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삶 속에서 잘 실현되어 드러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한 삶을 산다는 것은 자신을 지속적으로 수행해가며, 자신의 참된 본성을 잘 발현할 수 있는 실천의 자세가 요구되기도 합니다.

 

요즘은...

   요즘 젊은이들의 버릇없음을 타박하는 어른들이 많지만, 무안할 정도로 젊은 친구들이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은 따뜻합니다. 단지 학생들이 봉사를 신청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기회가 없어서이지 '멍석'만 깔고 '자극'을 주면 봉사하고자 하는 열정만은 크다는 사실입니다. 그들과 같이 땀 흘리고 봉사하며 보내는 시간들은 '지식전달 중개업자'의 침 튀기며 칠판만 두드리는 강의실 수업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봉사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그 다음 봉사에는 또 다른 친구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친구와 함께 하여 자극의 긍정적인 전이 현상을 불러오는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학생들에게 또 다른 변화가 감지되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건넨 자신들의 모습에서 긍지와 자존감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인(仁)한 본성을 실천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어 '인성(仁性)'을 '인성(人性)'으로 만드는 것이 줄탁동시의 시작입니다.

 

   학생들은 남을 돕는, 대가 없는 일을 하고 나면 그냥 마음이 편하고 뿌듯하다고 합니다. 여기에 '그냥'이라는 대답 외에는 굳이 다른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듯 남을 도우면서 일어나는 몸의 변화를 정신의학적 용어로 '헬퍼스하이(Helper's High)'라고 부릅니다.

 

   미국 미시간 대학에서 400쌍이 넘는 장수 부부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는 의외로 뜻밖이었습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몸이 불편하거나 가족이 없는 사람들을 방문하여 그들에게 도움을 주었는데, 비결은 바로 남을 돕고 난 뒤에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느끼는 심리적인 포만감·행복감인 헬퍼스하이를 많이 느꼈던 것입니다. 헬퍼스하이는 혈압이나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엔도르핀은 정상치의 3배 이상을 높이는 놀라운 신체 반응을 불러왔습니다. 아무런 보상을 바라지 않고 '그냥' 시작한 작은 행동들이 결국은 자신에게 더욱더 긍정적 결과들을 안겨준 것입니다.

 

■앞으로는...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된 이후로 사회 전역에서 인성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초중고는 물론이고 대학에서도 인성교육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교육 현장에서 인성을 가르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적지 않습니다. 인성은 가르쳐서 될 것이 아니라는 반론이 그것입니다.

 

   '강산은 쉽게 변하지만, 사람의 본성은 바꾸기가 어렵다(江山易改, 本性難移)'라는 말처럼, 사람의 타고난 본성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본성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전제하더라도 교육에 대한 관점을 달리 해서 패러다임을 바꾼다면 학습자의 변화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인성을 '이론적 지식'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실천적 자극'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라는 말이 미덕처럼 여겨졌다면, 지금은 학생들에게 '왼손이 하는 일을 다른 손도 알게 하라'고 말합니다. 나누고 섬기면서 봉사할 줄 아는 마음이 널러 퍼졌으면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직접 선행을 하거나 남의 선행을 통해 몸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테레사 효과'처럼 학생들에게도 '예티켓 효과'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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