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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인성

실수는 인정할 때 훌륭한 일이 된다

by !)$@@!$ 2022.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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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잘못이 없겠는가

진나라 영공은 양공의 아들로 13년간 통치를 한 군주입니다. 어린 나이에 즉위하여 조순이 섭정을 했는데, 어려서부터 거칠고 음란한 행동으로 방탕한 행동을 일삼았습니다. 백성들에게 세금을 가혹하게 수탈하여 궁전을 장식하거나 높은 누대 위에 올라가 사람을 향해 활을 쏘면서 그 모습을 즐기는 잔악무도한 모습으로 군왕의 도리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하루는 요리사가 익히지 않은 곰 발바닥 요리를 올리자, 요리사를 죽여 시신을 대나무통에 집어넣은 다음 그 아내가 통을 짊어지고 조정을 지나가게 하는 기행을 저질렀습니다. 대부인 사회는 군왕의 무도함에 근심만 쌓여갔고, 결국 그는 영공에게 간언을 하기 위해 입궐을 하였습니다. 사회를 본 영공은 일부러 못 본 척 딴짓을 하다가 그가 절을 올리자 먼저 말하기를, "과인의 잘못을 알고 있으니, 앞으로 고치면 되지 않겠는가?"라고 하였습니다. 사회는 머리를 조아리면서 "사람이 누가 잘못이 없겠습니까? 잘못을 한 뒤에 고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人誰無過, 過而不改, 善莫大焉.)"라고 간하였습니다.

이는 ≪좌전≫에 나오는 이야기로, 영공은 이후에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후에도 영공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간언하는 조순을 암살하고자 자객을 보내고, 암살이 실패한 뒤에는 결국 조순의 친척인 조천에게 살해당하고 맙니다. 끝내 진영공은 자신의 잘못을 고치려 하지 않았고, 잘못을 간언(諫言)하는 신하들까지 살해하려다가 비극적 결말을 불러오게 된 것입니다.

■사람이기에 실수는 당연

사람은 누구나 잘못이나 실수를 합니다. 실수를 실수라고 느낄 수 있는 것도 사람이기에 가능합니다. 그렇기에 실수를 인정하는 것에 대해서 서로가 인간적 공감과 암묵적 동의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성인인 공자도 잘못을 탓한 적은 없습니다. 단지 잘못을 알고 고치려고 하는 개과(改過)를 중요하게 여겼을 뿐입니다. 제자 안연을 높이 평가한 이유도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불이과(不貳過)'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잘못을 하지 말라는 것에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인지했다면 그것을 스스로 고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이 잘못(過而不改, 是謂過矣.)"인 것입니다.

대통령의 해외순방에서 일어난 욕설 문제로 연일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욕설의 유무부터 진위까지 쉴 새 없이 여야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론의 분위기는 정부가 많이 밀리는 형국입니다. 야당의 해명 요구에 급조된 변명들만 내놓다 보니 쉽게 일단락되리라 여겼던 문제가 대국민 듣기시험(?)까지 치르고 말았습니다. 현재는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을 상황이 되고 말았으니, 이 난국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국민들도 답답하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지금부터가 더 중요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할 수도 있습니다. 결자해지를 하면 되는 것입니다. 키를 쥔 발설의 당사자가 나서서 깨끗하게 용납하면 됩니다. 실기(失期)는 했지만 대인배의 모습으로 실수를 인정하는 사과의 말 한마디면 여론은 빠르게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공식적인 행사였지만, 사적인 비속어였다는 걸 감안한다면 국민들이 아량을 베풀어 줄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 실수가 실패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인정할 때에야 훌륭한 일로 남는 법입니다.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는 말처럼 국정을 운영하다 보면 앞으로도 또 다른 잘못이 있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발 빠른 인정만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향후라도 이번 같은 잘못이 재차 반복된다면 국민들의 분노 또한 임계점에 달할 것은 자명한 일이므로, "잘못을 저질렀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過則勿憚改)"는 공자의 말씀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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