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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왕유, <녹시>

by !)$@@!$ 2022.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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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사슴 울타리(왕유)

 

빈 산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단지 사람의 말소리만 들려오네

석양빛 깊은 숲 속을 들어와

다시 푸른 이끼 위에 비치네

 

■원문

鹿柴(녹시), 王維(왕유)

 

空山不見人(공산불견인)

但聞人語響(단문인어향)

返景入深林(반경입심림)

復照靑苔上(부조청태상)

 

■글자풀이

  • 柴: 울타리, 울짱
  • 人: 주인
  • 但: 다만
  • 響: 소리
  • 返景: 동쪽으로 되비치는 빛, 즉 석양
  • 復: 다시
  • 靑苔: 푸른 이끼

석양 속 사슴

 

■감상

   왕유(701-761)는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자연을 벗하며 살았던 시인입니다. 전원시(田園詩)를 잘 지어서 당대(唐代) 제일의 산수전원시인으로 평가를 받았으며, 음악과 회화에도 뛰어났습니다.

 

   이 작품은 '녹채'라고도 세간에 알려져 있는데 '사슴 울짱'이라는 의미의 '녹비'로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빈 산에 사람의 자취는 보이지 않고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조차도 들리지 않는 적막한 곳인데, 사람들의 말소리만 들려옵니다. 석양의 희미한 빛은 숲 속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그윽하게 푸른 이끼 위를 비춰주고 있는 모습에서 한가롭고 고요한 경치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시는 왕유가 망천에서 생활할 때 지은 시로, 그의 대표작으로 평가를 받습니다. 고사나 어려운 글자, 주관과 감정이 뒤섞인 언어들을 배제한 채로 오직 평이한 글자들로만 서술을 했는데도 회화성을 넘은 어떤 경지까지 느끼게 합니다. 앞의 두 구는 산에서의 생활하는 광경을 묘사하고 있으며, 뒤의 두 구는 석양의 햇빛이 숲 속으로 들어와 푸른 이끼를 비추어 색채감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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