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양한문

이백, <대주부지>

by !)$@@!$ 2022. 10. 26.
반응형

■해석

기다리는 술은 오지 않고(이백)

 

아름다운 술병에 푸른 실 매어

술 사러 보냈는데 왜 이리 늦는가

산꽃은 날 향해 웃고 있으니

바로 지금이 술 마시기 좋은 때라네

해 저문 동쪽 창가에서 술을 따르니

아름다운 꾀꼬리 소리 함께 하네

봄바람과 더불어 취한 나그네

오늘 서로 정답게 어울리누나

 

■원문

待酒不至(대주부지), 李白(이백)

 

玉壺繫靑絲(옥호계청사)

沽酒來何遲(고주래하지)

山花向我笑(산화향아소)

正好銜盃時(정호함배시)

晩酌東窓下(만작동창하)

流鷪復在玆(유앵부재자)

春風與醉客(춘풍여취객)

今日乃相宜(금일내상의)

 

■글자풀이

  • 壺: 병
  • 繫: 매다
  • 沽: 팔다, 사다
  • 遲: 더디다, 늦다
  • 銜盃: 술을 마시다
  • 晩: 저녁
  • 酌: 술을 따르다
  • 鷪: 꾀꼬리
  • 玆: 이, 여기
  • 相宜: 양쪽이 서로 잘 어울리다

 

해질녘 봄꽃

 

■감상

   이 시는 시선(詩仙)이자 주선(酒仙)으로 불리는 이백(701-762)의 음주시입니다. 시인은 봄이 가져다 준 아름다운 경치에 취흥으로 화답하고자 합니다. 산에 핀 꽃이 시인을 향해 미소를 지으니, 또 주탐(酒貪)이 동한 것입니다.

 

   시인은 당장 마시고 싶은 술 생각에 입안엔 벌써 술맛이 감도는데, 심부름 보낸 아이가 더디 온다고 느낄 정도로 안달이 나 있습니다. 드디어 해질녘이 돼서 술 한 잔을 들이켜고 나니, 비로소 청량한 꾀꼬리 소리가 귀에 들리기 시작합니다. 술로 인해 자연과 하나로 동화되는 순간입니다.

 

   전반부에 '향(向)'은 시인이 자연과 동화되기 이전의 모습을 보인 반면, 후반부에 보이는 '여(與)'는 술로 인해 시인과 자연이 합일된 경지로 시상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시인에게 술은 물아일체의 촉매 역할을 하고, 시인은 스스로를 자연의 일부로 인식하게 되는 것입니다.

반응형

'교양한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진이, <송도회고>  (0) 2022.10.27
이달, <산사>  (0) 2022.10.27
조식, <칠보시>  (0) 2022.10.26
이안눌, <산수시>  (0) 2022.10.25
동방규, <소군원>  (0) 2022.10.2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