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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언로, 언론과 권력을 잇는 소통의 길

by !)$@@!$ 2022.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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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간(臺諫)은 어사대의 관원이라는 의미의 '대관(臺官)'과 사간원의 '간관(諫官)'을 합해서 부르는 명칭으로, 임금에게 간쟁(諫諍)하는 관리를 말합니다. 오로지 임금 옆에서 왕을 비롯하여 관료들의 잘못을 간하거나 탄핵하고 인사의 역할을 수행하는 직책입니다. 지존에게 껄끄럽고 불편한 말을 올리는 것이 임무라서 자리의 긴장감은 더욱 클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왕과 대간과의 의사소통을 '언로(言路)'라고 합니다.

 

   ≪경제문감≫에서 말한 "대간이 비록 직책은 낮으나 역할은 재상과 동등하다. 궁궐에서 왕과 더불어 시비를 다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대간뿐이다."라고 했을 정도로, 왕의 의사와 배치될지라도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내놓아야 하는 자리입니다. 우리가 흔히 사극에서 본 적이 있는 "전하, 아니되옵니다."라고 말하는 직책이다 보니,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어려운 자리인 것입니다.

 

   이러한 중압감을 덜어주기 위해 대간들은 어떤 말을 하더라도 벌하지 않겠다는 '대간불가죄(臺諫不可罪)'를 보장받았고, 어떤 말을 하더라도 왕은 그 출처를 묻지 않는다(不問言根)라면서 자유로운 의사 발언을 보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간에게 이러한 보장을 해 준 만큼 지켜야 할 원칙들도 있습니다.

 

   첫째는 '지부극간(持斧極諫)'입니다. 도끼로 맞아 죽을지언정 왕에게 한 말을 물리지 않겠다는 각오로 하는 쓴소리를 말합니다. 둘째는 '순지거부(順志拒否)'입니다. 아무리 군주의 뜻이라고 하더라도 불의를 비판하여 바꾸겠다는 의지를 말합니다.

 

신문과 잡지

 

   대간은 바른 소리를 하는 것이 주업무입니다. 과실과 잘못, 비리와 위법에 대해서 상하를 막론하고 불법과 부당함을 지적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자격 또한 엄격했습니다. 학식이 높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청렴 강직한 인물이어야 했습니다. 정도전이 "대간은 천하제일의 인물만이 가능할 수 있다."라고 말한 이유입니다. ≪효경≫에서 언급한 "처낮에게 간쟁하는 신하 일곱 명만 있으면 비록 자신이 도가 없어도 천하는 잃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 것을 보더라도 고금을 막론하고 간신(諫臣)의 역할과 필요성은 지대할 것입니다.

 

   AI, SW시대 속에 다양한 매체와 함께 살아가면서 소통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언로의 중요성도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언로가 오늘날의 언론이 되는 것이고, 언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권력을 감시하는 것입니다. 18세기 영국의 정치철학자인 에드먼드 버크가 "언론의 제4의 권력"이라고 말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조선의 성군(聖君)처럼 현대의 위정자(爲政者)들도 귀를 열어 언론의 쓴소리를 귀담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언로의 원활한 소통이 책임 있는 권력을 만들어야 나라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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