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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소동파, <소아불외호>

by !)$@@!$ 2022.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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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어린 아이는 호랑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떤 부인이 낮에 어린 아이들을 백사장 위에 놓아 두고 물가에서 옷을 빨고 있었다.  호랑이가 산위로부터 달려드니 부인이 놀라서 당황하여 강물로 뛰어들어 피하였는데, 두 아이는 태연하게 백사장 위에서 놀고 있었다.

호랑이가 한참 동안 곰곰이 아이들을 바라보고 심지어 머리로 툭툭 건드려서 그 애들이 한번이라도 두려워하기를 바랐으나, 아이들은 어리석어 끝내 호랑이가 무서운 것을 알지 못하니 호랑이 또한 이윽고 마침내 가버렸다.

생각해 보건대 아마도 호랑이가 사람을 잡아먹을 때에는 먼저 위협을 가하지만, 그러나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위협 또한 베풀 수가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원문

小兒不畏虎(소아불외호)

 

有婦人(유부인)이 晝日(주일)에 置小兒沙上(치소아사상)하고 而浣衣于水者(이완의우수자)라.

虎(호)가 自山上(자산상)으로 馳來(치래)하니 婦人(부인)이 倉皇(창황)하여 沈水避之(침수피지)한데

二小兒(이소아)는 戱沙上自若(희사상자약)이라.

虎(호)가 熟視久之(숙시구지)하고 至以首抵觸(지이수저촉)하여 庶幾其一懼(서기기일구)로되

而兒(이아)는 痴(치)하여 竟不知(경부지)하니 虎亦尋卒去(호역심졸거)라.

意虎之食人(의호지식인)에 先被之以威(선피지이위)나 而不懼之人(이불구지인)은

威亦無所施歟(위역무소시여)

 

호랑이

■글자풀이

  • 有: 어떤, ~이 있다
  • 晝日: 낮, 백주(白晝)
  • 浣衣: 옷을 빨다
  • 自: ~로부터
  • 馳來: 달려들다, 달려오다
  • 倉皇: 어찌할 겨를이 없이 매우 급한 모양, '倉'은 급작스럽다, '皇'은 허둥지둥하다
  • 沈: 빠지다 잠기다
  • 自若: 태연자약한 모양
  • 熟視: 눈여겨 자세히 봄
  • 久之: 오래 있다가, '之'는 시간을 나타내는 말 뒤에 붙어 어기(語氣)를 부드럽게 해주는 어조사
  • 抵觸: 부딪히다, 건드리다
  • 庶幾: 바라다, 희망하다
  • 懼: 두려워하다
  • 痴: 미련하다, 어리석다
  • 竟: 마침내, 끝내
  • 尋: 얼마 안 있다가, 이윽고
  • 卒: 마침내
  • 歟: 의문이나 추측을 나타내는 종결사

-출전: ≪동파제발(東坡題跋)≫은 중국 송나라의 문장가인 소식의 문집인데, 소식은 당송팔대가의 한사람으로 자는 자첨(子瞻), 호는 동파(東坡)입니다. 이 책은 제사와 발문인 제발(題跋)만을 뽑아서 엮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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