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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썰매가 '설마(雪馬)'라고?

by !)$@@!$ 2022.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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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50대의 어른들에게 기억되는 어릴 적 추억 중 하나는 겨울철에 얼음판에서 얼음을 지쳤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손을 호호 불어야 하는 추운 겨울 날씨에도 놀거리가 없었던 시골이었기에 꼬챙이 두 개로 얼음판을 찍어 달리며 친구들과 속도 경쟁하는 것이 유일학 낙이었기 때문입니다.

 

■썰매의 기원

   이러한 '썰매'의 유래가 어떻게 될까요? 이는 멀리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은 것입니다. 당시 '설마(雪馬)'라고 하는 운반 도구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익의 ≪성호사설≫, <설마(雪馬)>편에 보면 "우리나라 북쪽 변방에는 겨울철이 되면 사냥꾼들이 모두 설마를 이용하게 된다. 산골짜기에 눈이 두껍게 쌓이기를 기다려서 한 이틀 지난 후면 나무로 말을 만드는데 두 머리는 위로 치켜들게 한다. 그 밑바닥에는 기름을 칠한 다음, 사람이 올라타고 높은 데에서 아래로 달리면 그 빠르기가 날아가는 것처럼 된다. 곰과 호랑이 따위를 만나기만 하면 모조리 찔러 잡게 되니, 이는 대개 기계 중에 빠르고 날카로운 것이리라."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조선 중기의 문장가인 이정귀(1564-1635)는 중국으로 연행을 가서 술이 거나하게 취한 뒤 걸상으로 썰매놀이를 하면서 "우리 고향에서는 썰매라고 하는데, 여기는 풍속이 달라 빙선이라 하는구나(吾鄕稱雪馬, 殊俗看氷船)"라는 기록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의 썰매를 처음 본 중국 사람들은 얼음배라는 의미의 '빙선'이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임원경제지≫에 보면 이것은 좌우에 두꺼운 판자를 세우고 바닥이 둥글게 휘어지도록 해서 미끄러지기 쉽도록 만들었습니다. 보통은 짐을 쉽고 빠르게 나르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으나 어린이들이 얼음판에서 미끄럼 타는 용도로까지 발전한 것입니다. 이름처럼 '얼음 위를 빠르게 달리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썰매

■진화한 썰매

   러시아나 캐나다 등과 같은 한대 지방에서는 썰매가 교통수단으로 널리 애용되기도 했습니다. 세 마리의 말이 끄는 러시아의 트로이카나 10여 마리의 순록이 끄는 북극의 썰매가 그것입니다. 이것이 진화하고 발전하여 스노 모빌이나 모터 썰매도 생겨났고, 동계올림픽의 봅슬레이는 이를 응용하여 경기 종목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지금의 MZ세대들은 썰매를 아마 접할 기회가 많지 않겠지만, 부모님 세대들의 놀이 거리를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할 것 같기도 합니다. 내리는 눈만 보며 뛰어다니던 부모님들에게 썰매라는 추억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의 소중한 추억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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