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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왕유, <송원이사안서>

by !)$@@!$ 2022.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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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원이를 보내며(왕유)

 

위성의 아침비가 가벼운 먼지를 적셔 주니

객사는 푸릇푸릇 버드나무 빛이 새롭네

그대에게 한 잔 술 또 비우기를 권하니

서쪽으로 양관을 나서면 친구도 없을 테니

 

■원문

送元二使安西(송원이사안서), 王維(왕유)

 

渭城朝雨浥輕塵(위성조우읍경진)

客舍靑靑柳色新(객사청청유색신)

勸君更盡一杯酒(권군갱진일배주)

西出陽關無故人(서출양관무고인)

 

■글자풀이

  • 元二: 원씨집의 둘째
  • 使: 사신 가다
  • 安西: 지금의 신강성(新疆省) 고거(庫車) 부근에 있던 지명
  • 渭城: 장안의 서북쪽
  • 浥: 적시다
  • 更: 다시
  • 陽關: 감숙성 돈황의 서남쪽에 있던 관문
  • 故人: 친구

 

 

■감상

   왕유(701-761)는 성당(盛唐) 시기에 활동한 시인이자 화가, 음악가이고, 자는 마힐(摩詰)이며 태원(太原) 사람입니다. 전원시(田園詩)를 잘 지어서 당시 제일의 산수전원시인으로 인정받았고, 시의 표현은 정미하고 생생하며 참신하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맹호연과 함께 전원시의 대표 작가로서 '왕맹(王孟)'이라 칭하였고, 선시(禪詩)에 독보적이었습니다. 소동파는 왕유의 시를 가리켜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詩中有畵, 畵中有詩)"라고 극찬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시에서 위성은 당나라 때 장안에서 서쪽으로 떠나는 사람들을 전송하는 이별의 장소로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바로 이 위성에서 지금 화자는 친구를 먼 곳으로 떠나보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침비가 가벼운 먼지를 적셔 주어 머물던 객사의 버드나무가 파릇파릇합니다. 그러나 파릇파릇한 이 버드나무가 이별의 정감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별하는 이에게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주는 습속을 통해 단순한 경물이 화자의 정서로 전이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후반부에서는 이렇게 일어나기 시작한 화자의 정서가 벗에게 자꾸 술을 권하는 행위로 표현되면서 술자리가 끝나면 헤어져야 하는 이별의 순간을 지연시키고 있습니다. 벗과 이별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담담하게 그리면서도 깊은 여운이 남는 표현 수법과 정서의 깊이가 인상적으로 표현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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