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설헌4 허균, <무제(無題)> ■해석 무제(허균) 한 그루 드리운 버드나무가 흰 담장에 붙어서 한밤중 잡고 넘어 서쪽 행랑으로 들어가네 붉은 난간 밖에서 등불을 옮기던 시녀가 작게 소리 낮추어 임을 부르고 있네 ■원문 無題(무제), 許筠(허균) 一樹垂楊接粉墻(일수수양접분장) 夜深攀過入西廂(야심반과입서상) 移燈侍女紅欄外(이등시녀홍란외) 小語低聲喚玉郎(소어저성환옥랑) ■글자풀이 垂: 드리우다 楊: 버드나무 墻: 담장 攀: 잡다 廂: 행랑, 곁채 欄: 난간 喚: 부르다 玉郎: 사랑하는 임 ■감상 허균(1569-1618)의 자는 단보(端甫), 호는 교산(蛟山)·학산(鶴山)·백월거사(白月居士)이며, 양천이 본관입니다. 아버지는 서경덕의 문인으로 학자이자 문장가인 엽(曄)이고, 문장가로 이름이 높았던 봉(篈)과 난설헌(蘭雪軒)이 형제입니다. 5.. 2023. 4. 10. 허난설헌, <빈녀음(貧女吟)> ■해석 가난한 여인의 노래(허난설헌) 어찌 인물이 부족하다 하시나요 바느질 솜씨도 좋고 또 길쌈도 잘해요 어릴 때 가난한 집에서 자라 좋은 중매도 나를 알아주지 않네요 손에 쇠로 된 가위 잡았는데 밤이 추워서 열손가락 곧아졌네요 남을 위해 시집갈 때 옷을 만들어주지만 해마다 다시 독수공방만하네요 ■원문 貧女吟(빈녀음), 許蘭雪軒(허난설헌) 豈是乏容色(기시핍용색) 工針復工織(공침부공직) 少小長寒門(소소장한문) 良妹不相識(양매불상식) 手把金剪刀(수파금전도) 夜寒十指直(야한십지직) 爲人作嫁衣(위인작가의) 年年還獨宿(연년환독숙) ■글자풀이 豈: 어찌 乏: 모자라다 工: 잘하다 復: 다시 織: 길쌈 把: 잡다 剪: 자르다 嫁: 시집가다 還: 다시 ■감상 허난설헌(1563-1589)의 본명은 초희(楚姬)이고, 자는.. 2023. 4. 10. 허난설헌, <곡자(哭子)> ■해석 자식을 잃고(허난설헌) 작년엔 사랑하는 딸을 잃었고 올해는 사랑하는 아들을 잃었네 슬프고 슬프구나, 광릉 땅에 한 쌍의 무덤이 서로 마주 보고 일어섰네 쓸쓸한 백양나무에 바람이 불고 도깨비불은 소나무와 오동나무를 밝혀주네 종이돈으로 너희의 혼을 부르고 맹물을 너희들 무덤에 따르네 당연히 알지, 너희 남매의 혼이 밤마다 서로 따라서 노닌다는 것을 비록 배 속에 아이가 있어도 어찌 정성하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부질없이 만 읊조리니 피눈물이 나와 슬픔으로 목매네 ■원문 哭子(곡자), 許蘭雪軒(허난설헌) 去年喪愛女(거년상애녀) 今年喪愛子(금년상애자) 哀哀廣陵土(애애광릉토) 雙墳相對起(쌍분상대기) 蕭蕭白楊風(소소백양풍) 鬼火明松楸(귀화명송추) 紙錢招汝魂(지전초여혼) 玄酒奠汝丘(현주전여구) 應知兄弟魂(응지형.. 2023. 4. 8. 허난설헌, <채련곡(采蓮曲)> ■해석 연밥을 따며 부른 노래(허난설헌) 가을날 깨끗하고 긴 호수는 푸른 옥이 흐르는 듯 연꽃 가득한 곳에 작은 배를 매어두었네 임을 만나고자 물 너머로 연밥을 던졌다가 멀리서 남에게 들켜서 반나절 동안 부끄러워했네 ■원문 采蓮曲(채련곡), 許蘭雪軒(허난설헌) 秋淨長湖碧玉流(추정장호벽옥류) 荷花深處繫蘭舟(하화심처계란주) 逢郞隔水投蓮子(봉랑격수투연자) 遙被人知半日羞(요피인지반일수) ■글자풀이 采: 캐다 蓮: 연밥 淨: 깨끗하다 荷花: 연꽃 繫: 매다 蘭舟: 목란나무로 만든 배 逢: 만나다 隔: 사이, 거리 遙: 멀다 羞: 부끄럽다 ■감상 허난설헌(1563-1589)의 본명은 초희(楚姬)이고, 자는 경번(景樊), 호는 난설헌(蘭雪軒)이며, 양천이 본관입니다. 강원도 강릉 출생으로, 문장가 가문에서 성장했으며.. 2023. 4.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