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참인성

모든 세대가 공감하는 전통문화로서의 대전 효(孝) 축제를 바라며

by !)$@@!$ 2022. 9. 18.
반응형

  대전 효문화 축제의 성공을 위해

 

  우리 국민에게 까마귀만큼 냉대를 받는 새도 드문 것 같습니다. 까치와 늘 비교를 당하는 까마귀는 민속학에서 악을 동반한 대표적인 흉조(凶鳥)로 묘사됩니다. 까마귀가 아침에 울면 아이, 낮에 울면 젊은이, 저녁에 울면 노인이 죽으며, 새벽에 울면 살인이 날 징조라는 것입니다.

 

  어느 시간에 울어도 불길한 새로 낙인이 찍혀버린 것입니다. 사람들 마음에서 멀어지다 보니 생김새 또한 마음에 들지 않아서 백로의 흰빛을 시기한다고도 하고, 우연히 떨어진 배조차도 까마귀의 탓으로 돌려버리니 본의 아니게 누명을 많이 쓴 새가 까마귀입니다.

 

까마귀

 

  억울한(?) 까마귀가 한문학으로 날아들면 의미가 달라집니다. 부모를 공경하는 길조로 이미지 변신을 꾀한 것입니다. 예로부터 까마귀는 효를 상징하는 새로, 늙은 부모를 대신해 먹이를 물어다 주는 새였습니다. ≪고문진보≫에 실린 당나라 시인 백거이의 <자오야제(慈烏夜啼)>에서는 까마귀의 효성을 "어미를 잃고 우는 까마귀는 밤낮으로 옛 숲을 지키며 한밤중에도 우니, 듣는 이의 눈물로 옷깃을 적신다."라고 묘사하였습니다.

 

  어미를 그리는 까마귀의 울음이 인간의 감동으로까지 전이를 불러왔으니, 효조(孝鳥), 반포조(反哺鳥), 자오(慈烏) 등의 별칭으로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미물인 까마귀의 행동에서조차 우리는 효를 본받아서 정면교사(正面敎師)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대전에서는 매년 '효 문화 뿌리축제'가 성대하게 개최되고 있습니다. 올해도 10월 7일부터 3일간 열릴 예정입니다. 효 축제는 세계 유일의 효를 테마로 한 축제로 전통적 가치를 축제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 또한 모든 세대의 남녀노소가 아우를 수 있도록 알차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구성하여 '3년 연속 국가유망축제'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5년 전 효문화진흥원의 개원까지 가세하면서 대전은 이제 효의 메카로 안정된 뿌리를 내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한국관광공사

 

  축제의 성공을 위해 애쓴 모든 관계자들의 노고에 치하하면서도 우리는 한편으로 또 다른 준비를 해야만 할 것입니다. 축제는 축제일 뿐, 현대의 효를 바라보는 MZ세대들의 시선에 주목해야 하는 것입니다. '전통'과 '축제' 사이에서 안정된 줄타기를 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아이와 젊은 세대들의 더 많은 참여를 위해서라도 전통적 가치의 효를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모든 행동의 근본이 되는 가치일지라도 시대가 변화하면서 효에 대한 개념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효가 모든 덕목과 행동에 기본이 되는 것은 누구나가 주지하는 사실이며, 효라는 가치를 부정적으로 폄하할 사람도 없습니다. '효도 효(孝)' 자가 늙으신 부모님[耂]을 자식[子]이 업어 봉양한다는 친절한 설명도 이제는 식상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옛날에 곽거라는 효자가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자식을 묻으려다가 금을 얻었다는 이야기가 지금 시대에도 통용될 리는 만무합니다. 시대에 맞지 않는 편벽된 효를 주창할수록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와의 거리감은 더욱 커지는 것입니다.

 

  젊은이들에게 인륜 도덕만을 들이밀며 무조건적인 강요만 해서도 안되고, 수직적 권위만으로 복종하여 추종하기를 기대하는 어른들의 모습도 변해야 합니다. 효라는 덕목이 아무리 좋을지라도 '신체발부~' 운운하며 구시대의 잣대로 21세기를 재려 한다면 젊은 청춘들이 등을 돌릴 것은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전통이 아니라, 시대에 맞는 효를 정립하여 미래지향적인 시각으로 봐야만 하는 것입니다. 사람됨의 도리이니 당연히 지키겠지라는 안이한 생각도 버려야 합니다. 기성 세대는 젊은 세대들의 관점을 견지하면서 유교의 무거운 허식(虛飾)은 탈피하고 현대적 의미로서의 효의 개념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하루하루가 급변하는 4차 산업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산업의 다변화에만 대처할 것이 아니라 전통적 가치도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는 '여세추이(與世推移)'의 현명함이 필요함을 알아야 합니다. 신구세대가 조화, 또는 화합하자는 의미를 담아 효(HYO)를 'Harmony young and Old'로 풀이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효가 되도록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개념과 가치 정립을 세우는 것도 필요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반응형

'참인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신을 탓하는 지혜  (1) 2022.09.21
사람 공부가 필요한 인간관계  (0) 2022.09.19
신뢰의 씨앗으로 우정의 결실을 맺는 정신적 벗  (0) 2022.09.15
진정한 고수  (0) 2022.09.14
견공(犬公)의 충성  (0) 2022.09.1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