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양한문

최치원, <증금천사주인>

by !)$@@!$ 2022. 11. 24.
반응형

■해석

금천사 주지에게 주다(최치원)

 

흰 구름 시냇가에 불사를 열었으니

삼십 년 동안 이 절 주지라네

웃으며 가리키네 문 앞의 한 갈래 길

겨우 산 아래 벗어나자 천 갈래가 된다고

 

■원문

贈金川寺主人(증금천사주인), 崔致遠(최치원)

 

白雲溪畔創仁祠(백운계반창인사)

三十年來此住持(삼십년래차주지)

笑指門前一條路(소지문전일조로)

纔離山下有千岐(재리산하유천기)

 

■글자풀이

  • 畔: 물가
  • 創: 세우다, 창건하다
  • 仁祠: 절
  • 住持: 주지 스님
  • 條: 갈래, 가지
  • 纔: 겨우
  • 岐: 갈래

 

산사

 

■감상

   최치원(857-?)은 신라 말의 학자이자 문장가로 자는 고운(孤雲)입니다. 어릴 때부터 천재성을 인정받아 12세에 당나라에 유학 가서 고운, 나은 등의 문인과 교류하면서 문명(文名)을 떨쳤습니다. 귀국 후에도 외교문서 등을 작성하며 문장가로 인정받았고, 유교와 불교, 도교에도 이해가 깊었으며, 대표적인 글로는 <토황소격문>, <제가야산독서당>, <추야우중> 등이 있습니다.

 

   이 시는 작가가 금천사의 주지 스님에게 주는 시입니다. 전반부는 이 주지가 금천사를 창건하고 30년 동안이나 절의 주지로 있었다는 사실을 진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의 진술 배경에는 이 주지가 얼마나 오랫동안 불도(佛道)에 매진했는가를 보여주는 뜻도 담겨 있습니다.

 

   후반부는 이 주지의 도력(道力)의 깊이를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이 산속의 절로 통하는 길은 하나이지만, 산을 벗어나면 그 길은 수없는 갈래길로 나뉘고 맙니다. 속세와 공간과 불사(佛寺)의 공간 사이의 대조가 '길'이라는 물질적 형상을 매개로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20자의 짧은 형식 속에 불교의 이치를 깨달은 고승의 면모가 잘 나타나 있는 작품입니다.

반응형

'교양한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지상, <개성사>  (0) 2022.12.29
주희, <관서유감>  (0) 2022.11.25
도잠, <음주>  (0) 2022.11.23
조식, <잡시>  (0) 2022.11.22
최치원, <촉규화>  (1) 2022.11.2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