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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박제가, <지연>

by !)$@@!$ 2022.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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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종이 연(박제가)

 

들이 좁고 바람이 약해서 뜻대로 날지 못해

햇빛에 흔들거리며 연줄을 당기고 있네

천하의 홰나무 다 쳐서 없애면

새가 사라지고 구름이 날아가듯 연이 날아 속이 후련하네

 

■원문

紙鳶(지연), 朴齊家(박제가)

 

野小風微不得意(야소풍미부득의)

日光搖曳故相牽(일광요예고상견)

削平天下槐花樹(삭평천하괴화수)

鳥沒雲飛乃浩然(조몰운비내호연)

 

■글자풀이

  • 鳶: 연
  • 搖: 흔들리다
  • 曳: 끌다
  • 削: 깎다
  • 槐: 홰나무
  • 浩: 크다

 

 

■감상

   박제가(1750-1805)의 본관은 밀양, 자는 차수(次修), 호는 초정(楚亭)으로, 승지 박평(朴坪)의 아들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시·서·화에 뛰어났고, 당대 이덕무와 유득공 등 북학파들과 교유하였습니다. 저서로는 ≪북학의(北學議)≫, ≪정유집(貞蕤集)≫, ≪명농초고(明農草藁)≫ 등이 있습니다

 

   이 시는 ≪정유각시집≫에 나오는 작품으로, 연을 날리는 풍경을 읊고 있지만 시인의 속마음을 담아낸 서정시로도 읽히고 있습니다. 전반부는 좁은 들에 바람도 약하게 불어서 연이 화자의 욕심만큼 날지를 못하고, 햇빛에 흔들흔들 연줄을 끌어당기면서 버티고 있습니다.

 

   후반부에서는 천하의 홰나무를 모두 쳐내면 새가 하늘 끝으로 사라지고 구름은 멀리 날아가듯이 연이 높이 날면 가슴속이 후련해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서얼 출신인 시인은 신분과 제도의 굴레에 갇혀 있기 때문에 연처럼 자유롭게 훨훨 날고 싶은 마음을 종이 연에 빗대어 표현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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