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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잡시(조식)
아득히 먼 길 가는 나그네
집을 떠난 지 천 리쯤이네
나와도 갈 곳 없고
들어가도 머무를 곳 없는데
뜬 구름 햇빛을 가리고
슬픈 바람 땅을 말아올리며 일어나네
■원문
雜詩(잡시), 曹植(조식)
悠悠遠行客(유유원행객)
去家千里餘(거가천리여)
出亦無所之(출역무소지)
入亦無所止(입역무소지)
浮雲翳日光(부운예일광)
悲風動地起(비풍동지기)
■글자풀이
- 悠悠: 아득한 모양
- 所之: 갈 곳
- 浮雲: 뜬 구름
- 翳: 가리다
■감상
조식(192-232)은 중국 위나라의 시인으로, 조조(曹操)의 셋째 아들이며, 조비(曹丕)의 동생입니다. 어려서부터 문학에 재능이 뛰어나서 조조가 소중히 여겼지만, 형과 세자 계승 문제로 다투다가 형이 왕위를 계승하면서 측근들도 죽임을 당하고 자신도 정치적으로 불행을 겪었습니다. 문집에는 ≪조자건집≫ 10권이 있습니다.
이 시는 떠돌아 유랑하는 나그네의 비참한 현실을 그려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1-2구에서는 고향을 떠나와 먼 길을 가는 나그네의 모습을 첩어인 '悠悠'와 '千里'라는 물리적 거리감을 통해 나타내고 있습니다. 3-4구에서는 어디에도 돌아갈 곳이 없는 나그네의 비참한 처지를 그리고 있고, 5-6구에서는 마치 나그네의 처지를 대변해 주듯 주변의 정경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작품 속 나그네가 불우했던 시인 자신의 모습으로도 보이는 작품으로, 전반적으로 슬픔의 모습들을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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