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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봄(정몽주)
봄비 가늘어 방울지지 않더니
밤중에야 희미하게 소리 들리네
눈 녹아 남쪽 개울물 불어나니
얼마씩 풀싹이 돋아날까?
■원문
春(춘), 鄭夢周(정몽주)
春雨細不滴(춘우세부적)
夜中微有聲(야중미유성)
雪盡南溪漲(설진남계창)
多少草芽生(다소초아생)
■글자풀이
- 滴: 물방울, 방울지다
- 夜中: 밤중, 깊은 밤
- 微: 작다
- 雪盡: 눈이 녹다
- 多少: 얼마나, 어느 정도
- 芽: 싹
■감상
이 시는 포은 정몽주(1337-1392)의 오언절구 작품입니다. 포은은 고려 말기의 문인 겸 학자로, 자는 달가(達可), 호는 포은(圃隱)입니다. 충숙왕 때 외교가로서 이름을 날렸고, 시문에도 뛰어나서 많은 시가 전해집니다. 시는 기상이 크고 시상이 활달했으며, 목은 이색으로부터 우리나라 성리학의 시조로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 시는 시인에게 다가온 봄의 정서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봄비가 소리도 없이 대지를 적셔주고,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에 시인만이 홀로 깨어서 빗소리를 들으며 생각에 잠깁니다. 지금 내리는 이 비가 겨우내 쌓여 있던 눈을 녹이면 얼어붙었던 개울물도 불어날 것이고, 그 물로 인해 푸른 풀싹이 돋아날 것이라고 상상합니다. 다가올 봄에 대한 기대감을 지닌 시적 화자를 보면서 봄은 이렇게 시인의 마음속으로 하나의 풍경화처럼 먼저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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