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으로 배우는 수학

■해석

어떤 사람이 물건을 사는데 사람마다 돈을 7냥씩 내면 14냥이 부족하고

사람마다 9냥씩 내면 딱 맞았다.

 

질문: 사람과 돈은 각각 얼마인가?

정답: 사람은 7명, 돈은 63냥이다

 

■원문

有人買物(유인매물)에 人出錢七兩(인출전칠냥)이면 不足一十四兩(부족일십사냥)이요

人出錢九兩(인출전구냥)이면 適足(적족)이라.

 

問(문): 人(인)과 錢(전)은 各幾何(각기하)오?

答曰(답왈): 人(인)은 七(칠)이요, 錢(전)은 六十三兩(육십삼냥)이라.

 

■글자풀이

• 有人: 어떤 사람
• 買: 사다
• 兩: 엽전을 세는 단위
• 適足: 정확하게 딱 맞음
• 幾何: 얼마인가?

 

주해수용

■해설

   이 글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홍대용(1731-1783)의 ≪주해수용≫에 실린 글입니다. 홍대용은 지전설, 무한우주론 등의 독창적인 과학 이론을 주장했던 과학자였습니다. ≪주해수용≫은 영조 때 발간된 수학서적으로, 과학자인 저자가 산학(算學)에 대한 이론을 소개한 책입니다.

 

   지금이야 언뜻 봐도 쉽고 간단한 내용이지만, 당대에는 한문을 통해 수학을 공부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당시 공리공담의 유학사상에 빠져 있던 유학자들에게 과학을 천시했던 시대적인 분위기를 감안하면 홍대용이 가져다준 과학기술사의 업적은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의 사상을 이어받은 박제가와 이덕무 같은 실학자들은 후대에 개화사상에도 크나큰 영향을 미쳤고,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천안에 홍대용전문과학관이 건립될 예정이라고도 합니다.아무쪼록 이 책을 통해 옛사람들이 서양 수학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문제를 푸는 수학적 사고에 대한 일면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