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
규방 여인의 원망(왕창령)
규중의 절은 아낙 근심을 몰라
봄날 짙게 화장하고 취루에 올랐다가
문득 길가 버들잎 빛을 보고
공명을 구하도록 남편 보낸 일 후회하네
■원문
閨怨(규원), 王昌齡(왕창령)
閨中少婦不知愁(규중소부부지수)
春日凝妝上翠樓(춘일응장상취루)
忽見陌頭楊柳色(홀견맥두양류색)
悔敎夫婿覓封侯(회교부서멱봉후)
■글자풀이
- 閨怨: 남편과 헤어져 홀로 규방에 있는 여인의 안타까움과 원망
- 愁: 근심
- 凝妝: 짙게 화장하다, '妝'은 '粧'과 같은 뜻
- 翠樓: 푸른색을 칠한 화려하고 아름다운 누각
- 陌頭: 길가, 길거리
- 敎: ~로 하여금 ~하게 하다, 사동의 의미
- 夫婿: 남편
- 覓: 찾다, 구하다
■감상
왕창령(696-757)의 자는 소백(少伯)으로 섬서성 서안(西安) 사람입니다. 그의 작품은 청신하고 격조가 높다는 평을 받으며, 특히 규원시(閨怨詩)와 변새시(邊塞詩)가 유명합니다. 절구에도 뛰어났고, 특히 칠언절구는 이백을 제외하고는 견줄 사람이 없어서 칠절성수(七絶聖手)라고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저서로는 ≪시격≫, ≪시중밀지≫, ≪고악부해제≫ 등이 전해오고 있습니다.
이 시의 핵심은 근심을 모르던 여인이 근심하게 되는 심리의 변화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근심을 모르는 것은 이 젊은 부인이 자게에게서 떠난 남편이 공을 세워 출세하는 장밋빛 미래를 꿈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여인은 아무런 근심 없니 몸단장을 예쁘게 하고 화창한 봄 경치를 구경하러 누각에 오르는 것입니다.
그러나 문득 본 버드나무의 봄날 물 오른 빛이 이 여인의 가슴을 뒤흔들고 맙니다. 예로부터 버드나무 가지는 이별할 때 남에게 꺾어 주는 이별의 상징으로 쓰였던 소재입니다. 그러나 봄날의 버들은 청춘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반전이 일어나게 됩니다. 장밋빛 미래보다 현재의 상실감에 이 여인은 남편을 떠나보낸 자신을 후회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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