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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11

스승의 날을 기념하며 ■조선의 교육 아홉 명의 아이들이 중앙의 한 아이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8명은 댕기머리를 했는데, 개중에 한 명은 갓을 쓴 어른의 행색입니다. 이들은 모두 중앙의 학동을 바라보고 있으며, 앞에 놓인 책들은 『천자문』이나 『동몽선습』정도 되었음직합니다. 학동은 무엇이 서러운지 왼손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고, 소년의 뒤에서 조금은 난처한 얼굴빛을 띤 훈장님의 모습이 보입니다. 왼편에 놓인 회초리를 통해서 분위기가 대략 짐작이 갑니다. 학동이 훈장님께 혼나는 상황인데도, 이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표정은 너무나 대조적입니다. 아이들의 익살스러운 얼굴 표정이 그림에 그대로 전해지면서 서당의 분위기뿐만 아니라 이면에 감춰진 사제의 정까지 오롯이 전달되는 듯합니다. 이는 우리들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18세기 김홍도의 이란.. 2023. 4. 3.
세계 책의 날, 독서하는 나라 ■조선의 책 거간꾼, 책쾌 조선후기 조생(曹生)이라는 인물은 항상 소매에 많은 책을 넣고 다녔으며, 붉은 수염에 빛이 나는 눈빛으로 우스갯소리도 잘하였습니다. 그의 직업은 한양에서 책을 파는 중간 상인으로, 당시 ‘책벌레’들은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누구든지 조생을 통하면 희귀본이나 금서를 비롯하여 원하는 책 모두를 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 책을 아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라는 자부심과 책을 보는 안목, 신출귀몰한 행적으로 인해 그는 ‘조신선’이라 불리기도 하였습니다. 조생에 대한 정보를 아는 이는 없었지만, 당대 문장가들의 글에서는 자주 오르내리며 유명세를 탔습니다. 다산 정약용은 『여유당전서』에서 책을 보는 안목이 뛰어난 그를 ‘박아한 군자와 같다(博雅君子)’라고 극찬을 하기도 하.. 2023. 4. 3.
조선의 영원한 아웃사이더, 백정(白丁) ■조선의 영원한 아싸 인도의 세습적 계급 제도를 카스트라고 합니다. 이 제도는 4등급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그중에서 최하층인 수드라(Shudra)는 하인이나 청소부들이 이 계층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수드라 계층에도 들지 못하는 가장 최하층이 ‘불가촉천민’들입니다. 몸에 닿기만 해도 더럽혀진다는 의미에서 이러한 이름이 붙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조선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조선에서도 시대의 아웃사이더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여덟 천민들의 계층이 있었는데, 이들을 팔천(八賤)이라고 묶어서 말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노비, 광대, 기생, 백정, 공장, 무당, 승려, 상여꾼 등의 신분을 말하며, 당대 최하층으로 멸시와 천대의 대상이 되었던 신분들입니다. 요즘말로 하면 아싸인 것입니다. 이 중에서 천민 중에 천민의 .. 2023. 3. 2.
학문, 한 삼태기 흙의 중요성 ■공휴일궤 주나라는 중국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왕조를 유지한 나라입니다. 주 문왕(文王)의 뒤를 이은 무왕(武王)은 주변의 변방 국가들과 연합하여 은나라의 폭군인 주왕(紂王)을 물리칩니다. 무왕이 천하를 차지하게 되자 주변 국가에서는 온갖 공물을 바치면서 무왕의 환심을 사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중 여(旅)나라에서는 특산품인 오(獒)라는 개를 바쳤는데, 이 개는 넉 자나 되는 크기에 사람의 말도 잘 알아들어서 무왕이 특히 애지중지하였습니다. 이를 보고 두려운 마음에 소공(召公) 석(奭)이라는 신하가 무왕에게 경계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소공은 무왕을 도운 3대 공신으로, 백성들에게 인덕(仁德)의 정치를 펼친 인물로 평가받는 신하였습니다. 소공이 무왕에게 아뢰기를, "사소한 일에 신중하지 않으면 마침내 큰 .. 2023.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