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문
아래 문장에서 어떤 단어가 적당할까요?(정답은 제일 아래에 있습니다)
1) 우리 누나는 아직 (남자/사내) 친구가 없다.
2) 직장을 잃은 후로는 (남자/사내) 구실도 못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설명
인류는 태초에 일단 남자와 여자로 나뉘었습니다. 사전적인 의미로 ‘남자’는 ‘남성의 성을 지닌 사람’, ‘사내’는 ‘남자나 남편을 얕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생물학적으로 여자가 아닌 사람을 우리는 ‘남자’ 또는 ‘사내’라고 합니다. 이 두 말은 같은 듯하지만 의미나 어감이 다르게 쓰일 때도 있습니다.
먼저 ‘아이’라는 말과 같이 쓰일 때는 ‘남자’와 ‘사내’가 모두 가능합니다. ‘남자아이’, ‘사내아이’처럼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이 되기 때문입니다. 두 말은 교체해서 바꿔써도 차이가 없습니다.
1. 친밀 정도에 따라
그러나 3인칭으로 쓰일 경우에는 ‘남자’와 ‘사내’의 의미 차이가 확연하게 달라집니다. ‘남자’는 잘 아는 사람과 낯선 사람에 모두 어울리지만, ‘사내’는 말하는이가 잘 알고 있는 인물에는 잘 쓰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버지도 남자시니까(〇)
*내가 잘 아는 남자(〇)
*아버지도 사내시니까(×)
*내가 잘 아는 사내(×)
다시 말하면 ‘남자’는 가치중립적 표현을 지니고 있는데 비해, ‘사내’는 해당 인물을 평범하고 속되게[凡俗], 다소 낮추어서 부른다는 느낌을 지니고 있습니다.
2. 쓰임 정도에 따라
‘남자’는 근대 이후에 태어난 단어들과 친화성이 강하다는 면도 있습니다. 학교나 화장실이 근대 이후에 생겨난 말이기 때문에 ‘남자학교’, ‘남자화장실’은 가능하지만, ‘사내학교’, ‘사내화장실’은 어색하기 때문입니다. ‘남자’가 추상적 단어와 어울리는 것도 마찬가지고, 이에 반해 ‘사내’는 전통적인 세계를 지나온 우리 토박이말이라는 점도 확실히 드러납니다. 다시 말하면 ‘남자’는 근대성을 무기로 삼아 ‘사내’를 밀어내면서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된 것입니다.
3. 성적인 맥락에 따라
또한 ‘남자’가 ‘사내’에 비해 의미의 폭이 훨씬 더양합니다. ‘누나한테 사내가 생겼다’라는 표현이 어색한 이유는 ‘남자’가 여자의 다양한 교제상대를 두루 일컫는데 비해, ‘사내’는 성적인 맥락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저것도 남자라고…”는 흔히 사회나 가정에서 남자가 감당해야 한다고 여기는 역할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고, “저것도 사내라고…”하면 대개 성적인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여깁니다.
*남자 구실을 못한다: 생물학적(성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경제력, 생활력을 포함한 사회적 의미까지 포함
*사내 구실을 못한다: 사회적 의미보다는 성적인 의미가 더욱 강하게 느껴짐
<정답>
1. 남자
2. 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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