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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계량, <시위(試闈)>

by !)$@@!$ 2023.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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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과거시험장(변계량)

 

봄날 과장의 선비들 수풀처럼 모였는데

모두들 꽃 같으나 재주는 제각각이네

흰 오얏꽃 붉은 복사꽃 저마다 뽐내지만

조물주의 조화는 본래부터 무심하다네

 

■원문

試闈(시위), 卞季良(변계량)

 

春闈會見士如林(춘위회견사여림)

萬萬花容有淺深(만만회용유천심)

李白桃紅都自取(이백도홍도자취)

天工造化本無心(천공조화본무심)

 

■글자풀이

  • 闈: 과장(科場)
  • 淺: 얕다
  • 深: 깊다
  • 桃: 복숭아
  • 造化: 조물주
  • 無心: 무심하다

 

 

■감상

   변계량(1369-1430)의 자는 거경(巨卿), 호는 춘정(春亭)으로, 밀양(密陽)이 본관입니다. 어려서부터 고시를 외우고 글을 지으면서 총명함을 인정받았고, 1382년에 진사시, 이듬해에 생원시에도 합격하였습니다. 여말선초(麗末鮮初)에 정도전, 권근으로 이어지는 관각문학가(館閣文學家)의 대표적 인물이고, 수문전제학, 의정부참찬, 대제학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화산별곡(華山別曲)>, <태행태상왕시책문(太行太上王諡冊文)>을 지어서 조선 건국의 정당성을 찬양하였고, 저서로는 춘정집이 전해집니다.

 

   이 시는 과거 시험장의 정경을 노래한 것으로, 관각문인들에게 자주 보이는 소재이기도 합니다. 봄이 되자 과거 시험을 치르기 위해 전국 팔도에서 몰려드는 선비들이 수풀처럼 많이 모였는데, 봄꽃이 제각각인 것처럼 선비들의 재주 또한 다른 재주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얀 오얏꽃, 붉은 복사꽃 같은 이들도 있으며, 모두 저마다의 능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조물주가 특정한 꽃에 사심(私心)이 없듯이, 인재를 선발하는 군주도 공평무사(公平無私)하게 인재를 선발해야 할 것이라고 은근히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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