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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 <등황학루>

by !)$@@!$ 2023.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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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황학루에 올라(최호)

 

옛 사람 이미 황학을 타고 가버렸으니

이곳에는 부질없이 황학루만 남았네

황학은 한 번 떠나 다시 돌아오지 않고

천 년의 흰 구름만 부질없이 한가하네

한양의 나무들 맑은 시내에 역력하고

앵무주 모래톱엔 봄풀이 무성하네

날 저무는데 고향 땅은 어디가 그 곳인가?

강물 위 안개만이 근심을 자아내네

 

■원문

登黃鶴樓(등황학루), 崔顥(최호)

 

昔人已乘黃鶴去(석인이승황학거)

此地空餘黃鶴樓(차지공여황학루)

黃鶴一去不復返(황학일거불부반)

白雲千載空悠悠(백운천재공유유)

晴天歷歷漢陽樹(청천역력한양수)

春草萋萋鸚鵡洲(춘초처처앵무주)

日暮鄕關何處是(일모향관하처시)

烟波江上使人愁(연파강상사인수)

 

■글자풀이

  • 黃鶴樓: 중국 호북성(湖北省) 무창(武昌)에 있는 누각 이름
  • 昔人: 옛날 황학을 타고 놀았다는 신선
  • 空: 부질없이, 공연히
  • 千載: 천 년
  • 歷歷: 역력하다
  • 漢陽: 황학루의 북쪽 양자강 가에 있던 고을 이름
  • 萋萋: 초목이 무성한 모양
  • 鸚鵡洲: 무창 한강 가운데에 있는 섬
  • 鄕關: 고향

 

 

■감상

   최호(704-754)는 중국 성당(盛唐) 때의 시인으로 하남(河南) 개봉(開封) 사람입니다. 벼슬은 사훈원외랑을 지냈고, 젊어서는 도박을 즐기고 주색(酒色)에 빠져 시도 경박하였지만, 만년에는 깊이 있는 시를 지었습니다. 문집으로는 ≪전당시(全唐詩)≫에 시 한 권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시는 당나라 칠언율시 중 제일로 손꼽히는 작품 중에 하나입니다. 전반부는 황학루의 이름에 대한 유래와 관련해 시상을 일으켜서 옛날과 지금의 무수한 시공(時空)의 교차에서 느끼는 무한한 감개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먼저 분위기를 일신하여 황학루 위에서 조망한 한양성과 앵무주의 아름다운 풀과 나무들, 이어서 여기에서 촉발된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떠도는 나그네의 시름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전반 4구에서 보여주는 감개와 후반 4구에 보이는 시름이 교묘하게 연결되고 있으며, 특히 전반부에서 '황학'이란 단어가 세 번이나 중복되어 사용되었는데도 그것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작가의 천연(天然)의 솜씨가 여실히 드러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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